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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의 과거사를 장황하게 꺼내는 이유가 있다. 전직이라는 것이 사전에 면밀한 예측이나 계획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말하기 위해서다. 시건방졌던 첫 전직, 우연한 기회를 잡아 이뤄진 두 번째 전직 모두 계획 따위는 없었다. 한 마디로 ‘그냥 질렀던’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전직을 위한 철저한 계획을 주문하지 않는다. 진정한 자아를 어디에 있는지 찾지 말고 바로 지금의 자아가 진정한 자아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전직의 기술, 그 요체를 발견한다. 그것은 ‘그냥 해보라’는 뜻이다. 해보기 전까지는 그 일이 적성에 맞을지, 삶에 도움이 될지 알기가 힘드니 어떤 식으로든 이것저것 해보면서 자신의 천직을 찾아가라는 의미다. 이것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이자 ‘좋은 전직’의 유일한 방법이다. 한번에 만루 홈런을 치겠다는 생각 따위는 버려라. ‘3루에서 태어난 자’들을 쳐다보며 자신을 비하하지도 말라.

지나고 나서 보니, 우울했던 SI 회사 시절의 경험도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프로그래밍을 통해 논리적 사고가 다져졌고, ‘하던 가락’이 있어서 홈페이지와 블로그 운영을 혼자 해도 충분하니 말이다. 컨설팅을 하다보면 기업의 시스템 이야기가 자연스레 나오는데, 잘은 몰라도 대강 어떤 흐름인지 알아먹을 정도는 됐다. 잘못된 전직이라고 생각해도 지나고 나면 내 경우처럼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느낄지 모른다. 그러니 ‘이 일은 나에게 너무 맞지 않아’라며 현실을 한탄하지는 말기 바란다.

컨설팅 회사로의 전직을 만류하던 팀장과 그 고참은 하다하다 안 되니 내게 이런 식으로 말했다. “세상 좁아. 언젠가 만날 텐데, 그렇게 그만두는 거 아니야.” 미안하지만, 만날 일 없다. 세상은 넓다. 전직, 여러분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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